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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의 일기 No. 5 [누에치기]

글향 2011. 2. 4.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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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에치기


영아의 집은 마을입구에서 구불구불 골목을 돌아 큰길을 쭉 올라오다보면 제일 끝집에 있어요.
제일 끝집이다보니 영아의 집은 대나무가 빙둘러싸고 있답니다..
그 대나무사이를 두고 오솔길옆에 바로 뒷산이 있지요..
그리고 왼쪽으로 작은길이 나있는데 왼쪽으로 쭉 가면 큰 집이 있어요..
집이 큰것은 아닌데 그 집에 사는 할머니를 영아는 큰 할머니라고 부른답니다..
친척도 아닌것 같은데 그 집에 사는 할머니를 왜 큰 할머니라고 부르는지 영아는 잘 모르겠어요..
그저 할머니가 그 집에 사는 할머니를 큰 할머니라고 부르라고 시키니까 그냥 큰 할머니라고 부르지요..

오늘도 영아는 큰 할머니집에 놀러왔어요..
큰 할머니는 항상 따뜻하게 영아를 맞아주시기 때문에 영아는 큰 할머니를 무척 좋아해요..
큰할아버지도 함께 계시는데 그 두분은 집에서 누에를 치신답니다..

영아의 마을은 집집마다 거의 누에재배를 해요..
하지만 영아네집은 누에를 치지 않기때문에 영아는 종종 큰 할머니집에 와서 누에치시는
큰 할머니를 돕기도 하지요..

큰 집할머니는 안방옆에 작은방에 아예 누에치는 방으로 만드셨어요..
작은 방문을 열어보면 누에판이 방안을 빙둘러 차곡차곡 천장끝까지 진열되어 있답니다..
영아는 누에가 새끼때는 너무 싫어요..
새끼때는 갈색에 털이 숭글숭글 나있고 마치 송충이 닮은것같아서 징그럽답니다..
그래서 새끼누에를 만지라고 하면 영아는 기겁을 한답니다..
하지만 누에가 다 자라면 어른검지손가락만한데 회색에 매끈매끈해서 너무 귀여워요..

누에는 뽕잎을 먹고 사는데..하루에 1~2번씩은 뽕잎을 갈아주어야만 하지요..

매일 큰 할머니와 큰 할아버지는 뽕밭에는 뽕잎을 몇자루씩 따오십니다..
그 뽕잎을 누에들은 열심히 먹어대지요..
뽕잎을 갈아줄려면 뽕잎을 다먹고 뽕잎뼈다귀만 남은 잎사귀에 붙어있는 누에들을 뜯어내어
새뽕잎이 깔린 누에판에 누에들을 올려놓습니다..

뜯을때 누에들은 잘 안떨어질려고 해요
그래도 조심조심 뜯어서 새 뽕잎에 올려놓으면 누에들도 신이 납니다...
뽕잎을 다 갈고 누에판을 선반에 차곡착곡 올려놓고 방문을 닫았다가 조금있다가 문을 열어보면
누에들이 뽕잎을 갉아먹는 소리가 들립니다...
사각사각~~~방안에 울려퍼지는 누에들이 밥먹는 소리를 들어본적이 있으세요?
영아는 자기가 준 뽕잎들을 열심히 먹는 누에들을 보면 너무너무 흐믓합니다..

뽕잎파리들을 열심히 먹고난 누에들은 낮잠도 잡니다..
오후 2~3시경쯤 작은방문을 열어보면 후끈한 방안에 누에들이 잠을 자느라고 아주 조용합니다..
누에들은 잠을 잘때 고개를 쳐들고 잠을 자요..
작은방안에 그득한 선반들 사이로 하얀누에들이 모두 고개를 쳐들고 잠을 자는 관경을
보고 있으면 정말 장관이에요..
영아는 너무너무 누에들이 귀여워서 한참을 보고 있답니다..
누에들아 열심히 뽕잎먹고 무럭무럭 자라거라~~
내일은 큰 할머니 따라서 뽕잎을 따러가야지 라고 영아는 생각하며
낮잠자는 누에들을 한동안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쳐다봤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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