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손님 없는 식당은 이유가 있다!

글향 2011. 8. 3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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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없는 반찬과 찌개~

 원래 외식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그나마 맛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어야 만족감을 느낀다.
싸고 맛있으면 제일 좋겠지만 조금 비싸도 맛있으면 아주 기분좋게 그 식당을 나올 수 있다.

그러던 차에 어느날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인근 식당을 찾기로 했다.
그런데 배고픔을 절대 참지 못하는 우리 신랑은 차를 유유히 끌다가 보기에 괜찮아 보이는 식당에 차를 댔다.
음...겉으로 보기에는 식당이 꽤 괜찮아 보였다~

신랑은 휘적휘적 안으로 들어갔는데 난 밖에서 안을 보니...아..뭔가 이상하다?
사람도 별로 없고 외관에 비해 식당안은 좀 너무 부실해 보이니....왠지 이 식당 맛있을까? 하는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이다.
그래도 식당외관만 보고 음식맛을 판단하면 안된다는 생각에 신랑따라 자리를 잡고 앉았다.

보니 부대찌게등 전골류등이 있는데....아...가격도...그리 싸지 않다.
어디 계획하고 간 식당이었으면 음식이 비싸도 맛있는 걸 기대하니까 상관없지만 이렇게 계획하지 않고 들어온 식당에
거기다 음식값까지 비싸니...음..맛이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달까?.....

원래 나는 음식을 많이 먹지 않으니 그냥 부대찌게 2인분에 굳이 사리를 넣겠다는 신랑을 말려 그냥 기본으로 시켰다.
그래서 반찬이 나왔는데.....

 

   이런 반찬이 정말....
   붉은 빛깔의 김치종류만 3개~~
   
    빛깔도 그리 맛이 있어 보이지 않는 저 색깔하며..

    아....한눈에 나는 실망하고야 말았다..

    신랑도 좀 실망한 눈빛이었으나..
    
    맛없는 것보다 배고픈걸 더 못 참는 우리 신랑 얼굴은
    뭐 그리 충격받은 얼굴은 아니었다. 

 



내 예상대로 정말 반찬에 손이 하나도 안갔다....ㅜㅜ.....너무 맛없는 반찬들...왠지 오래 되보이는 빛깔에...
음식은 보기에 좋은 것도 먹기에 좋다고 하지 않았는가?..

정말 보기에 맛없어 보이는 것들이 실제로도 맛이 너무 없었다.


부대찌게도 나왔는데...아...절망이다..
부대찌게 국물에 왠지 돼지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맛이 영~~~
정말 난 비위가 약해서..먹기도 싫고...그랬지만 배가 고팠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몇숟가락 떠 먹었다.

우리신랑은 연신 맛없다는 소곤내는 내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배가 고파서인지..계속 우걱우걱 먹기는 했지만~~
사실 자기도 맛이 없는것인지 억지로 멋는 듯 하긴 했다..

결국 나는 비위가 상해 먹다 말았고 신랑 먹는 걸 쳐다보고 빨리 다먹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 식당에 TV를 틀어놓았는데 그 TV를 보며 밥을 먹느라 한참을 먹는 것이었다.


그런데 신랑먹는 것을 보다가 TV를 보다보니 주인이 옆 테이블을 치우고 있는것으로 자연스레 눈이 가졌다..
아...그런데....주인이 옆 테이블에 남은 반찬을 소중히....??....소중히 가져가는게 아닌가?...
분명 반찬들은 손님들이 먹고나서인지 다 헤집어져 있었는데...그것도 또 다른 옆테이블에 남은 반찬중 같은 반찬끼리
합치고 다른 종류의 반찬과 뒤섞이지 않게 아주 조심히 가져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래...저 반찬들을 다시 쓰는 구나!!!..라고 예상이 되니...정말 우리 테이블에 있는 반찬들이 왜 저렇게 빛깔을 잃고
맛이 없는지 정말 알 것 같았다.

그 반찬을 가져가던 아주머니는 내가 주시하고 있자 딴청을 피우는 것 같기도 하고...아니면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 모아온 반찬들을 반찬통들에 몰래 몰래 담는 것 같기도 하는 것같기도 하고....
이점은 그냥 예측할 수 밖에 없다...
내가 바로 옆에서 본게 아니고 그저 아주머니의 행동이나 손의 움직임이 그저 큰 반찬통에 손님 테이블에서 나오는 반찬들을
담는 것이라고 예측할 뿐이었다.

이제 주인 아주머니의 행동도 수상하기도 하고 다른 손님들이 먹다 남은 음식들이 우리 테이블에도 떡 하니 올라왔을
거라는
생각이 드니 더이상 그 식당에 있기가 싫었다.
신랑에게도 빨리 나가자고 눈짓을 하니...신랑도 내 눈짓을 알아듣는다.

 


부대찌게는 끝까지 싹싹 비우는 우리신랑도 영 맛이 없는지 이날은 좀 남기는 듯 했다.
부대찌게라면 둘다 아주 좋아하는 음식인데 이렇게 맛없는 부대찌게는 처음먹어본것 같다.
이 부대찌게에도 먹다 남은 음식을 넣었겠지라는 생각이 들자...아...정말 금방 먹은 음식이 다 올라오는 듯 했다.

사실 많은 식당들이 손님들이 먹다 남은 음식을 쓴다는 말을 들었지만 이렇게 빤히 보이게 쓰다니...
지금은 이런 식당들이 규제로 인해서 많이 없어졌다지만 아직도 이런식당들이 많다는 것에 씁쓸하기만 하다.

사실 식당의 뒷면은 나는 잘 모른다.
아무리깨끗한 식당이라도 뒷면에서는 지저분할지 아니면 깨끗할지는 가게 주인의 양심에 맛기는 수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식품위생쪽으로는 절대 쓰면 안될 것이다.

 


사실 지금 물가도 많이 오르고 야채값등 기타가 폭등하고 있어 이렇게 손님상에 오르는 반찬값도 만만치 않을 거라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손님상에 올라가는 반찬값을 아끼려고 이런 꼼수를 쓴다면 과연 그 식당이 잘되서 돈을 잘 벌 수 있을 것인가 의심스럽다.

괜히 반찬값 아낄려고 하다가 식당을 망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왜냐면 이렇게 맛없는 식당은 절대 절대 다시는 안가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손님이 남긴 음식을 또 재활용해서 쓴다니.....손님들의 발길은 뚝 끊길것이며 만약 그게 발각되 신고까지 들어가면
식당은 폐업해야 할 것이 아닌가..

사실 초라한 식당이라도...조금 비싼 음식이라도 서비스가 좋으면서 깔끔하고 맛있다면 정말 그 식당은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아무리 구석에 박힌 식당이라도 요즘 인터넷 맛집들이 발달한 이때에 물어물어 기필코 찾아가니
당연 대박터질 것이다.

최근에 경험한 외관만 번지르 했던 이 부실한 식당에서의 늦은 점심식사는 나에게 생각도 하기싫은 맛의 기억과
다시는 찾지 말아야겠다는 이유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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