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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의 일기 No. 6 [엄마 가지마]

글향 2011. 2. 5.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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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가지마


영아 엄마 아빠는 도시에 살아요..
영아는 언제부터 엄마랑 떨어졌는지 기억이 잘 안나요..
낮에는 항상 혼자 놀고 산에서 뒹굴고 잠자리도 잡고 언니 오면 혼도 나고 영아는 엄마를 생각할 겨를이 없어요.
영아 나름대로 매일 바쁜 생활을 해서 그런지 평소에는 엄마가 보고 싶지 않아요..
더군다나 이렇게 1년정도 엄마랑 떨어져 있으면 엄마 얼굴이 가물 가물 해진답니다..

하지만 엄마가 오면 상황이 달라져요..
엄마가 오면 그동안 생각이 잘 안났던 엄마가 너무 너무 그립고 떨어지기 싫어요
어제 엄마가 갑자기 영아네 집에 왔어요..
왜 왔는지..영아가 보고 싶어 온건지 영아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엄마가 왔다는 즐거움만으로 영아는 신이 났답니다..
그래서 엄마가 부엌으로 가서 밥을 차릴때도 동네 어른신들하고 얘기할때도 졸졸졸
엄마를 쫓아다녔지요..

엄마는 영아 없을때 몰래 떠나곤해요...
그래서 영아는 이번에는 기필코 엄마를 따라갈거라 다짐하면서 엄마를 놓치지 않을려고 열심히
눈으로 쫓아다니기도 하고 엄마 일하시면 방해안되게 옆에 가만히 있으면서 엄마를 지켜봤어요..
엄마가 오랜만에 와서 그런지 저녁상은 정말 맛있는 걸로 가득했어요..
옆집 큰 할머니도 오시고 앞집 순이엄마도 오시고 할머니랑 막내삼촌이랑 언니랑
영아네집 좁은 안방은 사람들로 가득찼답니다...
오랜만에 영아집에 사람이 많이 오고 맛있는 음식도 먹는 영아는 너무너무 행복했답니다..
저녁밥을 배불리 먹은 영아는 혹시 엄마가 떠날까봐 엄마손을 잡고 엄마옆에 꼭 붙어있었어요..

그런데 엄마가 영아 TV보러가야지 합니다..
아 마자요...영아는 TV를 너무 좋아합니다..하지만 그 마을에는 TV가 한대밖에 없어요...
마을중간쯤에 영아가 작은엄마라 부르는 집이 있어요..
역시 친척은 아닌데 영아는 그 집 아주머니를 작은 엄마라 부른답니다..
그 집은 영아마을에서 제일 부자에요..
영아가 너무 좋아하는 멋진 TV가 있어요..
작은댁에서는 재미있는 TV내용을 시작하면 동네 사람들이 볼 수있게 마당에 놓여있는 평상 위에 TV를 놓아둡니다..
영아도 가끔가서 재미있게 TV를 보곤 해요..

하지만 오늘 엄마가 있기 때문에 영아는 TV를 보러가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 엄마랑 할머니랑 큰 할머니가 자꾸 TV를 보러 가라고 하시네요..
영아는 싫다고 그랬어요...
그런데 평소에 쌀쌀맞은 언니가 영아손을 붙잡더니 언니랑 같이 가서 보자고 합니다..
평소에는 잘 안가는 언니가 그렇게 말을 하니까 영아는 갈등이 됐어요..
TV도 보고싶은데 엄마가 가면 어떻하지?
영아는 엄마가 몰래 떠날까봐 가기 싫었지만 무서운 막내삼촌도 웃으면서 보고 오라고 하네요..
그래서 영아는 엄마 어디 안갈거지? 라고 물어봤어요..
엄마는 네가 TV 다 보고 와도 엄마는 집에 있을거야. 오늘 엄마랑 같이 자자. 자 약속~~
이라고 하며 영아를 안심시켰답니다..

엄마는 웃으면서 영아 궁둥이를 밀었어요..
빨리 언니랑 보고 오라고 하면서요...
영아는 엄마가 약속을 했기 때문에 안심을 하고 언니손을 붙잡고 콧 노래를 부르며
작은 댁에 있는 TV를 보러갔어요..
TV내용은 정말 재미있었어요...
영아는 깔깔거리고 언니랑 동네어르신들이랑 신나게 봤답니다..
TV가 다 끝나고 나자 언니가 영아에게 집에 가자고 하는군요..

영아는 빨리 엄마 보러 가야지 하며 신나게 따라 나섰어요..

집에 도착하자마자 안방으로 뛰어들며 엄마를 찾았어요
"엄마!!"
그런데 안방에는 다들 계시는데 엄마가 없어요..
큰할머니도 계시고 할머니도 계시고 막내삼촌도 계시고 앞집 순이엄마도 계셨는데 엄마만 없어요..
영아는 순간적으로 엄마가 거짓말을 했다는것을 알았답니다..
영아가 졸졸 따라다니니까 엄마는 떠나야하는 하는데 차마 영아앞에서 떠날수가 없어서
영아가 TV 보러 가기만을 기다린것이지요..
"으앙~~~!!"
영아는 너무 화가 나고 속상했어요..
눈물이 왈칵쏟아지고 다리가 휘청거렸어요..
거짓말쟁이 엄마!! 영아랑 약속했으면서!! 거짓말쟁이!!

영아는 큰소리로 울부짖으며 안방문을 박차고 나와서 안방문고리를 잠궈버렸답니다..
영아는 마루에 앉아서 큰소리로 서럽게 울었어요..
"엄마!! 엄마 왜 갔어!! 나 데리고 가라고 그랬잖아~~~으앙~~~"

영아는 마루에 엎드려 통곡을 했어요..
안방문이 잠기자 안에서 무서운 막내삼촌이 문을 열려고 애쓰고 있었어요..
영아는 나중에 막내삼촌한테 혼날것 같았지만 그래도 다들 너무 미웠어요
그래서 문을 안열어주고 그냥 계속 울기만 했어요..
막내삼촌을 문이 안열리자 큰 삼각자를 가지고 문사이로 밀어넣어 문고리를 계속 움직였어요
그러자 삼촌이 아끼던 큰 삼각자가 부러지면서 문고리가 빠졌답니다..
삼촌이 문을 열자 영아는 혼날까봐 무서웠지만 무서움보다는 서러움이 더 컸나봐요..
계속 서럽게 울었어요..

할머니가 뛰쳐나오더니 영아를 들고 들어가십니다..
할머니는 영아를 품에 안으시고 영아머리를 계속 쓰다듬어 주셨어요..
영아는 할머니품에서 계속 서럽게 울었답니다..
"엄마! 엄마!"
영아는 얼마나 울었는지 잘 몰라요..
큰 할머니랑 앞집 순이엄마가 계속 쓰다듬어 주셨던것 같아요..
영아는 할머니 품에서 꺽꺽 숨넘어갈듯이 울고 또 울다가 잠이 들었어요..
영아는 꿈에서 엄마를 만났어요
영아는 엄마에게 왜 혼자갔냐고 서럽게 울면서 물어봤어요.
엄마는 이제 엄마는 영아랑 같이 있겠다고 약속을 하고 영아손을 꼭 잡아주었어요..
할머니는 눈물범벅이 된 영아가 꿈속에서도 우는지 자면서도 훌쩍거리는 영아를 더욱 꼭 안아주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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