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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의 일기 NO. 8 [우렁 잡기]

글향 2011. 2. 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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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렁잡기


영아는 우렁을 잡는걸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우렁을 잡아 부뚜막에서 구워먹으면 맛있거든요..
오늘 할머니가 논에 가셔서 피(논에 나는 잡초}를 뽑아야 한다고 하시네요..
오늘 언니도 쉬는데 같이 가기도 했습니다..
영아는 신이 났어요..
우렁을 많이 잡아서 구워먹어야지..
벌써부터 구운 우렁을 먹을수 있다는 생각에 영아는 입안에 군침이 돕니다..

영아는 벌써 저만큼 앞장서서 가고 있어요..
손에는 막대기를 들고 길가에 나있는 풀을 장난스레 때리면서 갔답니다..
풀속에 품어있던 청개구리가 놀라서 튀어오르네요...
영아는 튀어오르는 청개구리를 웃으면서 바라봤어요..
콧노래를 부르면서 또 막대기로 풀을 건드리며 걸어갔어요..
이번에는 풀속에 있던 메뚜기도 튀어오르고 여치도 깜짝놀라 폴짝폴짝 튀어오르네요...

영아는 신이나서 갔어요..
뒤에는 할머니와 언니가 저만큼 따라오고 있네요..
할머니와 언니가 잘 따라오는지 연신 뒤돌아보던 영아는 다시 앞을 향해가려는데..
갑자기...쉬릭~~~하고 소리가 났어요..
"악~~~!!"
영아가 소리쳤어요.. 영아는 그자리에서 얼어붙었어요
"왜?" 언니가 물어보네요..
"뱀!! 뱀이 지나갔어!!"
영아는 너무 놀라 한 발자국도 못 움직였어요..
영아 앞으로 시커먼 뱀이 풀에서 나와 휘릭~하고 길을 가로 질러 갔거든요..

뒤따라오던 언니가 영아손을 잡고 앞으로 끌어주어 영아는 간신히 그 길을 벗어날수 있었어요..
영아는 뱀이 정말 싫어요...
뱀한테 물리면 큰일난다고 어른들이 그랬거든요..
영아는 후둘거리던 다리를 진정시키고 언니손을 잡고 겨우 따라 갔답니다..

드디어 논에 도착 했네요..
벼들은 파릇파릇하니 아주 잘 자라고 있네요..
할머니는 피를 뽑는다고 논 한가운데로 들어 가셨어요..
영아는 우렁을 잡는다고 논바닥을 들여다보고 있네요..
언니는 영아 곁에서 피도 뽑기도 하고 영아가 우렁을 잡는것을 간간히 도와주고 있었어요..

영아는 물이 찰랑거리는 논바닥을 들여다보는데 잡아야할 우렁은 안보이고..
맑은 물안에 올챙이들이 놀고있는게 보이네요...
물위에 아주 쪼그만 개구리밥들이 둥둥 떠있는데 그 안으로 올챙이들이 헤엄치고 있었어요..
영아는 올챙이도 잡아볼까하고 물안에 손을 넣어 휘휘 저어봤지만 너무나 빠른 올챙이들을
잡기란 쉽지가 않았답니다..


잘 잡히지 않는 올챙이들에 흥미를 잃은 영아는 다시 우렁을 찾기 시작했답니다..

저만큼 논두렁을 따라 올라가보니 거기에는 우렁이 보이네요..
영아는 가져온 비닐부대를 벌리고 우렁을 잡아 하나씩 넣기 시작했어요..
하나..둘...
우렁이 많이 있네요...영아는 신이 났어요..
그래서 더 위로 조금도 위로 올라갔어요..
우렁이가 세네마리 같이 몰려있네요...또 옆에도 있고..또 그 위에도 있네요..
영아는 신이 나서 얼른 잡아올렸어요..아주 많이 많이 잡았어요..
다 잡고나서 주위를 또 둘러보니 옆에 웅덩이가 있는데 그 안에 우렁이가 또 많이 있네요..
영아는 우렁이가 이렇게 많이 몰려 있다니 너무 놀라고 좋았어요..
그래서 그 웅덩이로 손을 뻗었는데....
그만 그 웅덩이로 영아의 몸이 쑥 들어가는거에요...
"어푸!! 어푸!! 엄마!!!"
영아는 너무 놀라 소리를 질렀어요..
영아가 보았던 웅덩이는 논에 있던 수렁이었답니다..
겉에서 보기엔 얕은 웅덩이같지만 영아에게는 위험한 깊은 수렁이었어요..
영아의 자지러지는 소리를 듣고 언니가 뛰어왔답니다..

물에 빠진 영아를 건져낸 언니는 영아를 혼을 냈어요..
영아의 옷이 홀딱 다 젖었거든요..
언니는 화를 내며 영아가 잡은 우렁을 다 버려버렸어요..
영아는 으앙~~~울음을 터뜨렸답니다..
"으앙~~~내 우렁!!"
영아는 크게 울어댔어요..
언니는 큰소리로 뚝 그치라고 했어요..
언니는 화가 났어요..또 빨래를 해야하기 때문이죠....
언니는 영아를 씻기고 옷을 빨아야 해서 화가 났지만 영아가 울자
버린 우렁중에서 몇개만 집어 영아손에 쥐어 주었답니다..

영아는 언니가 무섭게 쳐다보자 울음을 서서히 멈추기 시작하고 언니가 준 몇개의 우렁을
혹시 잃어버릴까봐 손에 꼭 쥐었어요...
영아는 오늘 우렁 몇개밖에 못 먹을 생각하니 너무 속상해서 버린 우렁들을 쳐다봤습니다..
영아는 너무 이상했어요...분명히 아까 그냥 얕은 물 웅덩이었는데 왜그렇게 깊었을까?..
영아는 너무 궁금했고 자기를 빠뜨리게 했던 수렁이 원망스러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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